잠깐 쉬려고 켠 휴대폰, 어느새 저녁이 끝났다면

잠깐 쉬려고 켠 휴대폰, 어느새 저녁이 끝났다면

릴스와 친구 스토리를 넘기다 끝난 저녁, 내 시간을 조금 남겨두는 방법.

잠깐만 보고 일어나려고 했는데

저녁을 먹고 소파에 앉았습니다. 잠깐 휴대폰을 보고 씻을 생각이었습니다. 릴스도 보고, 친구 스토리도 봤습니다. 하나만 더 보고 일어나야지 했는데, 시간을 확인하니 벌써 잘 시간입니다.

씻고 나서 차 한 잔 마시며 느긋하게 보내려던 저녁이, 급하게 씻고 잠자리에 들 준비를 하는 시간으로 바뀌었습니다. 내일도 일찍 일어나야 하니 이제 뭔가를 시작하기에는 늦었습니다.

쉬려고 앉았는데 정작 하고 싶었던 일은 하나도 못 한 것 같습니다. 이런 날에는 휴대폰을 오래 봤다는 사실보다, 저녁이 이렇게 끝났다는 게 더 아쉬울 수 있습니다.

쉬었는데 왜 아쉬울까요?

“하나만 더 보고”라고 생각할 때마다 씻는 시간도, 그 뒤에 쉬려던 시간도 조금씩 밀립니다. 영상을 보는 동안에는 크게 신경 쓰이지 않다가, 화면을 끄고 나서야 남은 시간이 눈에 들어옵니다. 아쉬움이 남는다면 처음에 보내려고 했던 저녁과 실제 보낸 저녁이 어떻게 달랐는지 돌아볼 만합니다.

그렇다고 휴대폰을 본 시간이 모두 헛된 것은 아닙니다. 친구의 근황이 반갑고 영상이 재미있어서 쉬는 기분이 들었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그것만으로 오늘 원했던 휴식이 충분했는지는 별개의 질문입니다.

2024년 학술지 《Scientific Reports》에 발표된 직원 308명 대상 실험에서도 짧은 영상을 보는 소셜미디어 휴식은 일부 회복에 도움이 됐지만, 특히 피로 회복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업무 사이의 짧은 휴식을 다룬 실험이므로 집에서 보내는 저녁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습니다. 휴대폰으로 잠시 기분을 전환하는 것과 피로가 충분히 풀리는 것을 같은 일로 볼 수는 없다는 정도로 참고할 만합니다.

다음 영상을 보기 전에 잠깐 멈춰보기

릴스를 보다 보면 한 편이 끝나도 손은 자연스럽게 다음 영상을 넘깁니다. 아까 씻으려고 했던 생각이 다시 들었다면, 이번에는 다음 것을 넘기기 전에 화면을 잠깐 꺼봅니다.

휴대폰을 소파 옆에 내려두고 시간을 확인합니다. 지금 씻고 나오면 차 한 잔 마실 여유가 있을까요? 아직 시간이 남아 있다면 먼저 씻으러 가도 좋겠습니다. 영상을 다 본 뒤에 하려고 했던 일을 지금 시작해보는 겁니다.

거창하게 저녁 계획을 세울 필요는 없습니다. 계속 보고 있던 화면을 한 번 끄고, 아까 하려던 일을 떠올려보는 것부터 해봅니다.

휴대폰을 내려놓은 다음

소파에서 일어났다면 아까 하려던 일부터 해봅니다. 씻으려고 했다면 먼저 씻고, 편한 옷으로 갈아입습니다. 그러고도 시간이 남아 있으면 급하게 잠들 준비를 할 때와는 다른 저녁을 보낼 수 있습니다. 차를 마시거나, 잠깐 스트레칭을 하거나,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앉아 있어도 좋습니다.

발을 담그며 쉬는 시간을 좋아한다면 그때 족욕을 준비해도 좋겠습니다. 수건과 물을 준비하고 휴대폰은 물이 닿지 않는 곳에 내려둡니다. 화면 대신 발에 닿는 물의 온기와 감촉을 잠깐 느껴봅니다.

민트빛 욕실에 놓인 물을 담은 대야와 수건, 선반 위에 내려둔 휴대폰

물론 이미 졸리고 피곤한 날에는 일찍 잠자리에 들어도 됩니다. 저녁에 할 일을 더 채우기 위해 잠을 미룰 필요는 없습니다. 오늘 쉬고 싶었던 방식으로 조금이라도 시간을 보내면 충분합니다.

내일 저녁에는

내일도 소파에 앉아 릴스를 보고 친구 스토리를 보게 될지 모릅니다. 이번에는 휴대폰을 들기 전에, 보고 난 뒤 무엇을 하고 싶은지 하나만 떠올려보세요.

그러다 하나만 더 보고 싶어지는 순간이 오면 시간을 확인해봅니다. 오늘은 그 일을 할 시간이 아직 남아 있는지요.

저녁시간휴식퇴근후스마트폰저녁루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