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다가 종아리가 확 말리는 순간
잠이 막 깊어지려던 참에 종아리가 갑자기 딴딴하게 뭉칩니다. 통증에 잠이 확 달아납니다. 발끝은 저절로 아래로 당겨지고, 종아리는 돌덩이처럼 딱딱하게 잡힙니다. 몇십 초가 몇 분처럼 길게 느껴지고, 다음 날까지 종아리가 뻐근하게 남기도 합니다. 여름밤이면 유독 잦아지는 이 경험을 두고 사람들은 이렇게 적습니다. “자다가 종아리에 쥐가 나서 깼어요”, “발가락이 안쪽으로 말려요”, “밤마다 반복되는데 왜 그럴까요.”
특별히 무리한 것도 아닌데 밤만 되면 다리가 이런다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답은 정해져 있습니다.
다들 마그네슘 부족이라고 합니다
검색을 해보면 답이 한 방향으로 모입니다. 마그네슘이 부족해서 그런 것이니 마그네슘을 챙겨 먹으라는 이야기입니다. 실제로 마그네슘은 근육의 수축과 이완에 관여하는 미네랄이고 땀으로 빠져나가기도 쉬워서 여름과 엮어 설명하기에도 그럴듯합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영양제를 사서 며칠 먹어보고, 나아진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 애매한 경험을 합니다. 그런데 이 통설, 생각만큼 탄탄하지 않습니다.
밤에 나는 쥐는 원인이 하나가 아닙니다
밤에 나는 다리 쥐는 상당수가 뚜렷한 원인이 잡히지 않습니다. 의학에서는 이런 경우를 특발성이라고 부르는데, 쉽게 말하면 “특정할 만한 단일 원인이 없다”는 뜻입니다. 미네랄이 흐트러지거나 몸에 물이 부족할 때, 신경이나 대사가 달라졌을 때, 오래 서서 근육이 짧아졌을 때처럼 여러 요인이 얽힐 수 있다고 볼 뿐, 그중 하나로 딱 떨어지는 경우는 드뭅니다.
마그네슘도 마찬가지입니다. 여러 무작위 대조 연구를 모아 분석한 결과, 일반적인 야간 다리 쥐에서는 마그네슘 보충이 가짜약과 비교해 의미 있는 차이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임신부에서는 작은 효과 가능성이 보고되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성인에게는 마그네슘을 먹는다고 밤 쥐가 눈에 띄게 줄어들지는 않는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근거입니다. 마그네슘이 몸에 필요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쥐가 나니 마그네슘만 먹으면 된다”는 공식이 근거보다 앞서 있을 뿐입니다.
그러니 밤마다 쥐가 나는데 영양제를 아무리 먹어도 그대로라고 자책할 필요는 없습니다. 애초에 그것 하나로 풀릴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여름밤에 유독 잦아진다면
원인이 하나로 좁혀지지 않는다는 건, 여름밤엔 여러 요인이 한꺼번에 겹치기 쉽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여름에는 땀으로 수분과 전해질이 평소보다 많이 빠집니다. 물을 마시는 리듬이 흐트러지고, 더위에 활동량이 들쭉날쭉해지기도 합니다. 낮의 더위에 넓어졌던 다리 혈관이 냉방에 식는 온도차가 크면 근육이 더 예민해지기도 합니다. 얇은 이불에 다리를 밖으로 내놓고 자다가 종아리가 서늘하게 식는 밤도 여름에 더 흔합니다.
다만 이런 것들이 쥐의 직접 원인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가능성으로 포개져 있는 정도로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그래서 여름밤 쥐를 줄이는 길도 무언가 하나를 딱 끊는다고 되지 않습니다. 낮에 물을 조금 더 챙기고, 다리를 지나치게 식히지 않는 쪽에 가깝습니다.
쥐가 났을 때, 그리고 나기 전에
왼쪽: 쥐가 났을 때 무릎을 편 채 수건으로 발끝을 몸 쪽으로 당겨 종아리를 늘립니다. 오른쪽: 자기 전 벽을 짚고 뒷다리를 곧게 뻗어 뒤꿈치를 바닥에 붙이면 종아리가 미리 풀립니다.
쥐가 이미 났을 땐 억지로 주무르지 말고 반대로 늘려야 빨리 풀립니다. 종아리에 쥐가 났다면 무릎을 편 채로 발끝을 천천히 몸 쪽으로 당겨 종아리를 쭉 늘립니다. 앉아서 수건을 발바닥에 걸고 몸 쪽으로 당겨도 같은 자세가 됩니다. 근육을 늘리는 이 동작은 쥐가 났을 때 가장 널리 권해지는 즉각적인 대처입니다.
쥐가 나기 전에 할 수 있는 일도 결이 비슷합니다. 잠들기 전 종아리를 가볍게 늘려주는 스트레칭을 습관으로 두고, 낮 동안 수분을 지나치게 놓치지 않는 것. 특별한 처방은 없습니다. 지금까지 가장 꾸준히 권해지는 건 이 두 가지입니다.
여기에 하나를 더한다면, 자기 전에 다리 근육을 미리 풀어두는 시간입니다. 따뜻한 물에 발과 종아리 아래쪽을 담그면 낮 동안 긴장했던 근육이 부드러워집니다. 이것이 쥐를 없애주는 치료는 아닙니다. 그저 굳어 있던 근육을 미리 이완시켜 두면 잠든 사이 갑자기 수축하는 순간이 조금은 덜 사납게 지나갈 수 있습니다. 확실한 스트레칭과 수분에 하루 끝의 이완을 얹는 정도로 생각하면 충분합니다.
온기가 오래 머물러야 근육이 풀립니다
따뜻한 물로 다리를 풀기로 했다면, 현실적인 걸림돌이 하나 있습니다. 물이 생각보다 빨리 식습니다.
대야에 받아둔 물은 공기에 그대로 노출되어 환경에 따라 다르지만 짧으면 5분 안팎이면 미지근해집니다. 근육이 제대로 풀리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한데, 물이 그 시간을 채우기 전에 식어버립니다. 물이 체온보다 차가워지는 순간부터는 다리를 데우기는커녕 온기를 빼앗아 갑니다.
그래서 다리를 풀 때 중요한 건 물을 얼마나 뜨겁게 시작하느냐보다 그 온기를 얼마나 오래 붙드느냐입니다. 오버더웬즈데이의 풋 릴렉싱 데이와 풋 힐링 데이를 슬러시 젤 제형으로 만든 것도 그래서입니다. 대야의 물처럼 금방 식는 대신, 젤이 온열감을 한결 오래 머금어 굳은 다리를 풀 시간을 벌어줍니다. 여기에 인삼과 천궁, 칡뿌리를 비롯한 16종 한방 추출물을 담았는데 모두 오래전부터 지친 다리를 위해 쓰이던 약재들입니다.
이런 쥐는 병원에 가봐야 합니다
밤에 나는 쥐는 대개 한 번 늘려주면 지나가는 일이지만, 모든 쥐가 그렇지는 않습니다. 아래에 해당한다면 원인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 한쪽 종아리만 붓거나 아프고, 그 부위에 열감이나 붉은 기가 함께 올 때. 이 경우는 혈전 같은 급성 상황일 수 있어 지체 없이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 하지정맥류가 있으면서 밤마다 쥐가 반복될 때. 정맥 기능 문제와 겹쳐 있을 수 있어 진료로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 쥐가 너무 자주, 심하게 나서 잠을 방해하거나 낮에도 다리에 힘이 빠지고 저릴 때.
- 이뇨제나 일부 혈압약, 고지혈증약 같은 약을 시작한 뒤로 부쩍 늘었을 때. 약의 영향을 처방의와 상의해봐야 합니다.
따뜻한 물에 다리를 담그는 일은 이런 신호를 대신 읽어주지 못합니다. 여기 적은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병원이 필요 없는, 이따금 찾아오는 밤 쥐에 한한 이야기입니다.
하루 끝, 다리를 미리 풀어두는 시간
밤에 나는 종아리 쥐는 마그네슘 한 통으로 딱 떨어지는 문제가 아닙니다. 원인이 여럿 겹쳐 있으니, 답도 하나일 수 없습니다. 여러 습관이 조금씩 겹치는 쪽에 가깝습니다.
쥐가 났을 때 종아리 늘리는 법을 익혀두면 됩니다. 낮에 물을 조금 더 챙기고, 자기 전 다리를 가볍게 풀어두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그 마지막 이완의 시간에 따뜻한 물에 발을 담그는 짧은 습관을 더해두면, 종아리가 밤새 좀 더 편안하게 쉴 자리를 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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